기침
첫 번째 창작 시
기침
처음에는 환절기 탓이라고 생각했다.
밤만 되면 목이 간질거렸고
기침이 났다.
별일 아닌 줄 알았다.
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다.
낮에는 조용했다.
일하고, 필요한 말만 하고,
그럭저럭 잘 지냈다.
기침은 늘 내 방에서만 시작됐다.
언제부터인지 말을 줄이게 됐다.
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들,
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.
감정을 접어두는 쪽이
시간도, 에너지도 덜 들었다.
말하지 않으면 실수도 줄었고,
그게 어른스러운 줄 알았다.
그러면서도
어쩐지 밤은 더 길어졌다.
가라앉는 기분과
작게 터지는 기침이 함께 찾아왔다.
어느 밤엔
불을 끄기도 전에 목이 당기기 시작했다.
기침이 올라왔다.
턱 끝까지 찼다가
쉽게 터지지 않았다.
입을 다물고,
잠깐 멈춰 섰다.
그 순간 뭔가 오래된 먼지가
방 안을 도는 것 같았다.
창문은 닫혀 있었지만,
안에서 바람이 불고 있었다.
기침이 덜했던 시기가 있다.
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.
그저 어떤 시간들은
말을 꺼내지 않아도 마음이 가볍게 흘러갔다.
그 안에서 나는
나를 덜 돌보게 되었다.
그때의 조용함을
편안함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.
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
어쩌면,
말할 필요조차 지워가고 있었다는 뜻이었을지도.
그 이후로,
다시 방 안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.
그때 알게 되었다.
기침이 멈췄던 게 아니라
잠시 눌려 있었던 것뿐이라는 걸.
몸은 계속해서
작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고,
나는 그걸 조용히 넘기고 있었다.
요즘은 조금 달라졌다.
내 안의 모든 모양을 다 돌보는 건 여전히 어렵다.
하지만,
그게 내 안에서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지는
눈치채려 한다.
기침이 올라오면
그저 참지 않고
천천히 숨을 내쉰다.
소리도 없이.
그리고
스스로를 조용히 바라본다.
기침이 사라질지는 모르겠다.
다만 오늘은
조금 덜 삼켰다.